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이 되면 다른 일정들을 접어두고 성화감상회라는 모임에 참석한다.
성화관련 특강과 성경 나눔으로 진행되는 모임에서 개인적으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성경 나눔 시간에 마음이 갈 때가 많다.
여러 주제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복수와 용서’에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날따라 여러 회원들이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일들로 마음고생이 많았는지 구체적인 예까지 든 솔직한 대화들이 꽤 오랫동안 오고갔었다.
대화의 내용은 이러했다. 원수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가. 복수하지 않고서 진정한 용서가 가능한가.
주변에 왜 이리 밉상인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
뚜렷한 결론 없이 이야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득 한 신부님의 강론 제목이 떠올랐다. “당신은 하느님께서 내게 보내주신 은총의 선물입니다!” 상투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 이 한 마디에는 주위의 사람들을 나만의 잣대로 바라보는 오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많은 해법들이 담겨있었다.
생각해보면 선물을 주는 이와 받는 이의 마음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내가 받고 싶은 선물만 골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선물한 이의 마음까지 저버리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은총 가득한 정성어린 선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사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면 절대 이해 못 할 사람도, 결코 용서 못 할 일도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내게 은총의 선물을 보내주신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본다면 더불어 사는 이들을 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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