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전망
정보화는 시대적 요청이다. 교회 안에서도 정보화의 구호는 소리가 높지만 정보화는 기술적 편리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 정치와 경제 및 문화 등 물질적, 정신적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를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깊은 신학적, 사목적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톨릭신문사는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 정보화의 당면 현안과 장단기적 전망을 검토하기 위해 현재 전산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서울대교구의 전산화 추진을 중심으로 사무처 차장 최성우 신부를 통해 한국교회 전산화에 있어서 과제는 무엇이며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돼야 하는지를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들어가면서
『이러한 시대 정신과 발전에 뒤떨어진다면 교회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난 97년12월 24일 서울대교구 전산개발 1단계 완료 행사장에서, 우리 사회가 이미 정보화 시대의 핵심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시며, 추기경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1990년 이후 우리 시대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아마 「정보화」일 것이다. 세계는 지금 산업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 역시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구호아래 발빠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그 안에는 정보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 통치약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정보화 지상주의」 내지 「정보화 당위론」 등 지나친 맹신도 보이지만, 정보화는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진지한 연구가 교회안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실적이 저조하거나, 중간에 포기되었던 기억을 염두에 두면서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향한 교회의 과제와 기본 방향, 그리고 정책수립에 대한 의견을 실무자의 입장에서 개진하고자 한다.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전망
동서냉전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컴퓨터와 광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도래한 정보화 사회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보화는 긍정적 가능성과 부정적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정보화를 통해 사회적 생산성 과 효율성이 경이적으로 높아지고, 이를 통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되며, 동시에 민주주의와 평등한 사회관계가 발전하게 되리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사회적 개입을 통해 올바르게 견제되지 않으면 정보화는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생활과 자유의 침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킴으로써, 인간 소외의 극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정보화에 대한 불안감
한지만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갖는 것 같다. 지난 97년 9월과 10월에 일본 노무라 종합 연구소가 진행한 『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정보 통신 이용자들의 행동에 관한 비교 조사』에 의하면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보화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그대로 교회안에도 적용된다.
때때로 불안감이 정보화 사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좋은 도구로 사용될 정보화 사업은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얼마만큼 지혜롭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교회의 정보화 필요성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가 이미 정보화 사회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 역시 정보화의 흐름을 피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교회가 정보화, 혹은 앞으로 있을 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또 어떻게 하면 긍정적 가능성은 최대화시키고 부정적 가능성은 최소화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지혜롭게 찾는데 있다.
교회의 정보화 필요성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과 더불어 교회내부에 산적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서 기인한다. 즉, 효율적인 행정 전산망 구축과 호환성이 없는 다양한 본당 프로그램의 통합 문제, 「밀레니엄.버그」의 해결 방안, 종합적인 가톨릭 정보 제공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활용 방안, 업무 표준화 방안, 그리고 제3의 선교매체로서의 인터넷 확보 등 시급하고도 난감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종합 정보화 사업 계획
서울대교구의 경우, 급격한 사회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사목활동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이 급증하고 있고, 사목 행정의 효율적 수행을 요구하는 소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늦은 감은 있지만, 97년 9월부터 「서울대교구 종합 정보화 사업(부제:양업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서울대교구 종합 정보화 사업」은 체계적으로 교구 종합 정보화 계획을 수립하고,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교구-본당-기관간의 행정업무 전산화는 물론 교구내 행정체계를 효율화하고, 정보기술(IT)을 활용하여 신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며, 동시에 인터넷을 제3의 선교매체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종합정보화 사업의 기본 정신은 정보화 시대에 교회의 역할을 자리매김하고, 미래 정보 사회 안에서 중요한 복음적, 선교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