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여행을 갈 때 영어교사인 아내의 여건이 허락되는 한 아내와 동행을 한다. 이것을 보고 주위에서는 우리 부부를 가리켜 「부부 배낭여행가 1호」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 별칭이야말로 필자가 갖고 있는 여러 명칭 중에서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이다. 결국 아내는 「인생의 반려자이자 여행의 동반자」인 셈이다.
간혹은 부부동반 여행에 대해 「뭘 여행까지 같이 가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필자는 진정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원한다면 아내와 함께 떠날 것을 적극 권한다. 낯선 곳을 같이 여행하다 보면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더욱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에 대한 새로운 매력과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꼭 외국이 아니어도 좋다. 교외선을 타고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필자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참된 자유로움을 얻는 길은 남의 이목에 연연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맞추어 사는 것이다」라고 믿는 우리 부부는 여행을 할 때도 우선 모든 것을 기도로 시작하고 하느님께 의뢰한다. 그리고 어느 나라를 가든지 성당을 찾아가 「성체 조배」를 하고 두 아들을 위해 촛불 2개를 봉헌하며 10일 여행을 위해 1백 일을 준비할 정도로 계획과 준비를 철저히 한다.
또한 파리에서 택시비 40프랑(6천 원)을 아끼려고 10년만에 부부싸움을 했을 만큼 최대한 절약하는 여행을 한다. 즉 호텔까지만 택시를 타자는 내 말에 아내는「배낭여행 규칙에 위배된다」며 끝내 버스를 고집했던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4권의 여행관련책을 썼는데, 그중 2권을 아내와 공동집필했다.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책을 내고 가졌던 출판기념회때 필자의 인사말은 아주 간단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편의 말씀을 인사말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제가 무엇이관대 이렇게 많은 은혜를 주시나이까」. 감사합니다』
그때 그 마음은 지금도 한결같다. 그리고 언제든 그분이 부르시면 기쁘게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 그 말씀을 되뇌어본다. 『주님, 도대체 제가 무엇이관대, 이토록 많은 은혜를 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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