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교구 제5대 교구장 다블뤼 안 주교의 비망기 4권이 최근 파리 외방전교회 로마 대표부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다블뤼 안 주교의 비망기는 샤를르 달레외 「한국 천주교회사」중 한국교회 창설부터 1839년 병오박해 때까지 내용의 원전(原典)이었다. 즉 달레의 「한국 천주교회사」 상권의 거의 전부가 다블뤼 안 주교 비망기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새로 발견된 4권의 다블뤼 안 주교 비망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해왔고, 또 학자들이 의문을 품어왔던 것들을 해결해줄 엄청난 자료들이 들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한국 천주교회사 일부가 수정되거나 다시 쓰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안 주교의 비망기 제5권 「주요 순교자록」은 신유박해부터 기해박해 순교자 중 시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순교자 2백10명을 선별한 자료여서 최근 신유박해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교회 관계자들에겐 답답했던 가슴을 해갈해줄 청량제와 같은 소중한 문서가 아닐 수 없다.
문헌학적으로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는 지명과 인명 등에 많은 오기(誤記)가 있어 1백3위 한국 순교 성인중 시성된 후 이름을 바로잡는 해프닝이 연출된 바도 있다. 아울러 이번에 발견된 다블뤼 주교 비망기는 비록 사본이지만 황사영의 출생지 등 그간 의문시돼 왔던 초기 한국교회사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다블뤼 안 주교 비망기 사본 발견」이란 기쁨 소식을 접하면서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에 한 생을 바쳐온 한 노사제의 지칠 줄 모르는 의지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1978년 파리 외방전교회 로마 대표부로부터 다블뤼 안 주교 비망기 사본 제3,4권 2권을 기증 받고, 20여 년간 원본의 행방을 추적해온 그의 끈질긴 집념이 새로운 사본 4권을 발견하는 업적을 남긴 것이다.
노사제의 끈질긴 집념을 금방 달궈졌다 식어버리고 포기하고 마는 오늘날 우리의 모범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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