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는 민감한 교회 현안문제를 진지하게 다뤘다고 한다. 「나주 본당 윤율리아와 그의 성모상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과 메시지」에 대한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의 조처를 적극 지지하고 비정규 성체 분배자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것이다. 신자들에게 바른 신앙생활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교회 지도자들의 단안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주교총회 결정사항중 「유치원과 어린이 집 운영에 사목적인 관심과 배려를 기울이기로 했다」는 내용에 주목하고자 한다. 여타 총회 결과도 중요하지만 유아교육의 중요성과 그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조만간 유치원 교육의 공교육화 방침이 알려지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인 가톨릭교회의 유아교육을 보다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주교들의 이번 조처를 크게 환영한다. 가톨릭교회의 유아교육은 단순한 선교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심성을 계발하고 양심적인 인간, 전인적 인간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국가적으로도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96년 현재 교육부 조사를 보면 천주교 재단 유치원은 1백48개로 종교단체 설립 유치원 8백55개중 17.3%에 불과하고 61.5%에 달하는 개신교는 차치하고라도 불교의 19.6%(기타 1.6%)보다 뒤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적지 않은 가톨릭신자 자녀들이 타종교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어릴 적 신앙적 체험은 인격형성등 성인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생활관이 형성되고 전 생애를 좌우할 행동의 터가 잡히게 되는 어린 시기에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아교육 기관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을 보고 배우며 생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차제에 각 본당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들의 교육목적, 내용, 방법, 교사교육 등에 대하여 교회 차원에서 통합적인 운영방향이나 조직적 지도를 펼쳐야 한다. 특히 전문 인력의 양성과 연수는 유아교육에 대한 전공지식 뿐만 아니라 천주교 신앙에 바탕을 둔 인간의 본질이해와 인간 사랑의 실천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가 설립 운영하는 유치원 교육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각 본당, 수도회 등이 유아교육 기관을 신설하여 교회가 사회적으로 봉사하고 신앙을 바탕으로 한 유아들의 바람직한 인간형성에 기여하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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