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보존 상태는 그 나라의 문화 의식의 척도이다.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빼어나고 우수한 문화유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나라의 전통문화가 중국과 일본의 아류처럼 세계인들이 인식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따져볼 때 우리 국민 스스로가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의 부족 탓일 것이다.
교회 문화재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이다. 교회 문화재에 대한 신자들의 애정과 관심이 크고, 자부심을 가질 때 신앙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도 자연히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교회 문화재를 보호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첫째가는 중요한 요건은 교회 문화재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존 방안들이다. 보안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화재에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무지 속에선 문화재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여느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문화유산도 한번 훼손되면 복원은 불가능하다. 교회 문화재는 대부분 서지(書誌)류와 나무, 청동으로 빚은 성물 등이어서 과학적인 보존처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현실은 교회 문화재가 어디에 몇 점이 있는지 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구는 물론 전국교회 차원에서 통합적인 문화재 관리 지침과 보존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주교회의 봄 총회때 모든 주교들이 결의해 주교회의 문화 위원회 내에 문화재관리 소위원회를 설치, 교회 문화재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줄 것을 제안한다.
해외에 있는 한국교회 문화재를 반환해올 때마다『한국에 가져가는 것보다 이곳에 보관하는 것이 더 안전하지 않느냐』『잘 보존하겠다는 이양 각서를 써 달라』는 의미 있는 요청을 타신지석으로 삼아 교회 문화재 관리의 선진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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