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재의 수요일부터 올해 사순절이 시작된다.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 속에 보내야 될 사순절이 아닐 수 없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맞이하는 사순절이기 때문이다.
사순시기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을 타고 난 우리들에게 참 삶의 길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일깨워주는 은총의 시기다. 또 사순절은 해골산의 죽음에 이르는 길,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고난의 길을 오늘의 우리들도 따라 걷겠다고 다짐하는 시기다.
회개와 보속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회개하고 어떻게 기워갚을 것인가를 각자 되돌아봐야 한다. 진정한 것인가를 각자 되돌아봐야 한다. 진정한 마음의 회개는 기도 뿐 아니라 단식과 나눔, 이웃사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랑과 선행이 없는 단식과 참회는 무의미하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특별히 교황성하가 제시한 올해 사순절 묵상주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랑의 표시를 통하여 자신의 회개를 드러내 보이라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경제 한파가 피부로 와 닿는 시기가 왔다. 이러한 때 가난한 이들이 훨씬 더 큰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
누구도 관심가져주지 않는 소외받는 이웃들이 없는지 주위를 살펴보고 도움 주는 사순절이 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교황은 이번 사순절 담화를 통해 가난에는 물질적인 가난과 함께 또 다른 심각한 형태의 가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물질 수단의 결핍이 아니라 영적인 양식의 결여, 본질 문제에 대한 응답의 결여, 삶에 대한 희망의 부재라는 것이다. 안락하게 살지만 정신적으로 방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순시기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형제들을 도와야 할 자신의 임무를 깨우치는 특별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때마침 새 대통령 취임식을 기해 사순절이 시작된다는 점도 묵상해 볼 거리다. 새 정권 출범과 때를 같이한 사순절은 말 그대로 회개와 보속의 시기요, 부활을 준비하는 희망의 시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시련과 고난이 아무리 험하고 힘들더라도 자기단련의 시기인 사순절 극기정신을 실천한다면 이를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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