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가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지?』 거울이 대답했다. 『왕비님도 아름답지만 일곱 고개 넘어 난쟁이들과 같이 사는 백설 공주님이 가장 아름다워요』
「백설 공주」이야기의 한 대목이다. 자신을 비춰보는 여러 가지 중 하나가 거울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사진일 것이다. 거울이 현재의 나를 비추는 반면 사진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나를 볼 수 있는 매개체이다. 책상을 정리하다 묵은 사진들을 볼 때, 특히 얼굴만 나온 사진들을 비교해볼 때 같은 얼굴이지만 그 느낌이 각각 다르다. 사람 얼굴의 모양새가 각각이듯 같은 얼굴이라도 표정 또한 다양하다.
세상을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얼굴을 만난다. 푸근함을 주는 얼굴, 싱그러움을 주는 얼굴, 삶에 시달린 얼굴, 약삭빠르게 보이는 얼굴 그리고 구별은 못하지만 범죄형의 얼굴도 있다고 한다. 이제는 예전과는 달리 사람들의 얼굴을 가만히 볼 때 모양새보다는 얼굴에서 풍기는 전체적인 느낌을 보며 그러다보면 마음도 함께 보이는 때가 있다.
백설 공주가 아름다운 이유는 난쟁이로 표현되는 작고 비천하고 소외된 그들과 살며 그들을 돌보아준 고운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청춘의 아름다움은 쉬이 사그라진다. 그것은 영원한 것도 영원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아름다워지는 얼굴들이 있다. 인자한 얼굴, 미소가 깃들고 맑음이 감도는 얼굴, 푸근하고 넉넉한 얼굴,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얼굴들.
지금은 어렵고 힘든 시기.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그저 맑은 미소와 상냥한 말씨만으로도 기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때가 있다.
오늘도 나는 문 옆에 걸린 거울을 보며 『거울아, 거울아…』하며 웃는 표정을 짓고 수녀원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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