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꼭 선생님 같습니다.” 어느 주석(酒席)에 초대되어 갔을 때 시중을 들던 웨이터의 말이다. 분위기상으로는 아부성이 짙은 칭찬으로 하는 말이었다. 사장님은 무엇이고 선생님은 또 무엇인가. 그러나 그 말이 싫지 않음은 물론이고, 당연하다고 여겨졌다. 40년이 가까운 교직생활이었으니 선생님 냄새(?)가 깊숙이 배어 있을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향기가 있다. 오랜 생활 속에 형성된 그 사람만의 고유한 냄새이다. 내가 어떤 향기의 소유자로 비춰지느냐 하는 것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머금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말이다. 오랫동안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노력해왔고 또 노력하고 있으니 모름지기 그리스도의 향기가 그대로 배어 겉으로 드러나는 것 또한 당연할 것이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에페1,4) 하느님께서는 창조 이전부터 우리를 선택하시어 당신을 닮은 인간으로 마련하신 사랑의 하느님이시다.
농부에게서는 농부의 향기가, 어부에게서는 어부의 향기가 존재하듯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선생에게서는 선생님의 향기가 풍기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크리스천에게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짙게 풍겨야 할 것이다. 온유하고 겸손한 향기, 이웃의 아픔을 측은한 마음으로 함께하며 고통을 나누려는 사랑의 향기.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몸과 피까지도 내어놓으신 그리스도의 향기가 우리에게도 짙게 배어 있어 순간순간 드러나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삶이 선생님의 향기보다 예수님의 향기를 더욱 짙게 풍기는 삶이 되자고 두 손을 모은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이 예수님 같은 형제, 성모님 같은 자매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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