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교회 공식 구호 기구인 국제 카리타스의 대북 지원회의가 6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렸다. 천안함 사태 등 민감한 시기에 열린 회의인 탓에 관심이 집중됐다. 회의가 끝나고 국제 카리타스 레슬리 앤 나이트 사무총장이 기자들 앞에 섰다. 질문을 던졌다. 한국 국민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한국은 통일 이후 어떤 모습일까요. 준비는 하고 있습니까.”
과연 우리는 통일 후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던가. 경제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어쩌면 갈등을 피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는지도 모른다.
나이트 사무총장의 질문은 그런 무관심에 경종을 울린다. 당장 우리는 곁에서 살아가는 새터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대부분의 새터민들이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수의 새터민들에게도 이러한데 통일 후 북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오죽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최근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경직돼가는 모습이다. “저들을 용서할 수 없다”라며 인도적인 지원마저도 손사래치고 있다.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소재를 따져야 할 문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치적인 문제로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들을 볼모로 한 정치적 게임은 더더욱 그렇다.
배신, 배은망덕 등의 말은 대중들을 쉽게 뭉치게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괘씸하다는 생각에 무심코 내뱉은 말이 여론을 형성하고, 그 여론이 하루하루 버텨나가던 북한 주민들을 죽이는 도구가 되지 않았는지. 정치구호에 파묻혀 책임과 의무를 애써 저버린 건 아닌지.
통일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짊어진 그리스도인이다. 북한은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십자가다. 지도층의 횡포로 굶어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와 노인 등 소외된 이들만 바라보자.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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