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5일)이다. 이날 신앙인들과 사제, 수도자들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이자,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인 김대건 신부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며 같은 길을 걷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교회는 이날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하는 김대건 신부의 모범을 신자들에게 보여주고, 김대건 신부의 공로로 하느님 은혜를 간청하여 받는다.
사실 김대건 신부를 기억하고 모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은총이다. 표상이 있다는 것은 따를 모범이 있다는 말이다.
성 김대건 신부는 박해가 한창이던 때에 힘겹게 공부하며, 온갖 고초 끝에 사제가 됐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순교했다. 그렇게 한국교회의 반석이 됐다. 오늘날 신학생들이 편안한 여건 속에서 학업과 영성에 정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순교자들의 피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감사해야 한다. 더 나아가 망나니의 칼 앞에서도 의연할 수 있었던 신앙에 대한 확신과 불굴의 용기, 굳은 믿음을 ‘따라 배움’해야 한다. 김대건 신부의 모든 것을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 그의 청빈과 정결, 순명을 실제 삶 안에서 구현해 내야 한다.
그도 우리와 똑같이 탯줄을 달고 태어난 인간이다. 불과 몇 세대 전 이 땅을 밟고 살았던 김대건 신부가 했던 일을 오늘날 우리가 못해낼 이유는 없다. 이를 위해선 먼저 김대건 신부의 삶과 영성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대건 신부가 단순한 표양 차원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김대건 신부를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형제적 사랑의 실천을 통해 교회의 일치가 성령 안에서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김대건 성인과 이루는 통공이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주기 때문이다.
요즘 일본과 필리핀 등에서 김대건 신부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고 한다. 그들 시각에서 김대건 신부에 대한 새로운 조명작업도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대건 신부에 대한 기억을 다른 나라에 맡길 일이 아니다. 우리의 김대건 신부다.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그 영성이, 바통에 바통을 이어 받아 달리는 릴레이 경주처럼 신앙 후손들에게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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