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겸 가수인 P씨가 자살을 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연예인이라는 말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름대로는 마지막 길을 택할 수밖에 없도록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차라리 그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이 있었을 것이다.
기사 중에 눈길을 끄는 말이 있다. “P씨의 아픈 속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아픈 속내를 털어놓을 수만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여비서와의 스캔들을 폭로한 사람은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거액의 사례만 있다면 우정이라도 파는 현실이니 누구에게 터놓고 말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중풍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지붕을 벗기는 불법까지 자행하는 우정(마르코2,4참조)을 우리는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는 생각이다. 이웃의 아픔에 함께하려는 깊은 사랑이 없다. 아니 자기를 참으로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퇴색되었다.
애기애인(愛己愛人: 자기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은 도산 선생의 좌우명으로 또 안중근 의사의 옥중 휘호(揮毫)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22,39)는 예수님의 말씀도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너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크게 작게 나에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주어진 길을 성실히 걸으며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가질 때 참 행복이 함께하는 것이 아닐까?
삶에 어찌 시련이 없겠는가? 어찌 고통이 없겠는가? 태풍이 있어야 바다도 정화된다고 한다.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는 데는 세찬 바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통을 멀리해달라고 기도하기보다 고통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십사 기도하라”는 말씀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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