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화동본당이 1일 ‘한 젊은 사제의 인생 레슨’을 주제로 홍상표 신부(서울대학병원 천주교 원목실장) 초청 특강을 마련했다. 본당은 영적 독서 읽기와 특강, 나눔 등 다양한 독서사목을 통해 신자들의 영적 성숙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4D는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중화동본당(주임 윤재한 신부)의 독서사목도 4D 시스템이다. 선정도서를 읽고, 묵상을 글로 남기고, 이웃과 나눈다. 여기에 하나 더 저자나 관련 인사를 초빙해 마련한 특강으로 마무리한다. 말 그대로 읽고, 쓰고, 나누고, 듣는 등 말 그대로 오감을 만족시킨다.
본당은 주일미사에서도 독서사목을 십분 활용한다. 신자들이 영성체 후 묵상을 하는 동안 해설자가 1분 내외로 선정도서 내용을 발췌해서 읽어주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단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본당 활동을 하지 않는 신자들에게도 영적 독서운동을 알리는 것은 물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활동의 근본에는 신자들에게 책 읽기에 맛들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윤재한 주임신부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윤 신부는 독서운동을 준비하면서 여러 본당들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서 묵상노트와 그룹 나눔, 특강 등의 장단점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이 프로그램들을 다 진행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윤 신부는 “책은 피정과 특강이 줄 수 있는 것을 심도 있게 전달한다”며 “책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깊이 있는 영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책만 갖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숙과 성화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라며 “3년 계획으로 시작한 만큼 앞으로 신자들이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천천히 접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영적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는 본당은 독서사목에 ‘올인(All-in)’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윤 신부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도서선정위원들도 다양한 책을 읽으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덕분에 영적 독서운동을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독서사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서운동에 참여하는 인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당의 독서사목에서 주목할 것은 고령층 신자들의 참여도다. 물론 40~50대 신자들도 함께하고 있지만, 60~70대 신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어르신 신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을 보일 거라는 우려는 씻은 듯 사라졌다. 오히려 젊은 신자들보다도 풍성한 나눔을 하면서 ‘책’이 주는 즐거움을 몸과 마음으로 체득해 나가고 있다. 정영수(이사벨·52) 씨는 “특강을 들으려고 어딘가를 쫓아다니는 것보다 책을 읽고, 얻은 내용이 더 많이 와 닿았다”며 “더 열심히 책을 읽고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적 독서란?
읽는 이들 마음에 영성 일깨워
교리·신학 등 내용의 책과 영적 독서 서적은 달라
하느님과의 일치성화 등 영성적 내용 직접 다뤄야
영성적인 내용을 서술한 서적을 읽고 그리스도교적 영성에 보탬이 되는 것을 흔히 영적 독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영적 독서의 목적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희망과 믿음을 불러일으키고, 이웃에 대한 사랑을 촉진시키기 위함에 있다. 이와 함께 기도와 성덕을 실천하려는 열망을 새로이 하고, 성화와 완덕에 대한 갈망을 강화하는 것도 그 목적에 해당된다.
신앙을 다루는 일반 서적은 주로 신앙생활의 구체적 규정과 실행에 대해 폭 넓게 설명하지만, 영적 독서 서적은 영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읽는 이의 마음을 내부에서 일깨워 주고 자극하여 불타게 해준다.
즉, 영적 독서를 통해 신자들은 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에 대해 묵상하고, 주님과의 내면적 관계에 대해 성찰할 수 있으며, 그 결실로 기도와 덕행을 실천하고, 성화되고, 완덕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영적 독서를 위한 서적은 하느님과의 일치·성화·은총·성덕·기도 등 영성적인 내용을 다루는 서적으로, 영성에 직접 도움이 되는 도서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교적 서적은 영성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신앙을 직접 다루지 않는 비그리스도교적 서적도 영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영성적 내용을 직접 다루지 않는 한, ‘영적 독서 서적’이라고는 부를 수 없다.
그리스도교의 교리신학·교회사 또는 사회문제·윤리 도덕 문제를 다루는 서적은 아무리 신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영적 독서 서적’이라고 할 수 없다(가톨릭대사전 참고).
▲ 부산 당감본당 신자들이 본당 내 도서대여실 ‘포도밭’에서 신심서적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