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년 5월 15일, 최초의 사회교리 회칙 ‘새로운 사태’가 반포됐다. 사회교리의 존재 이유는 ‘복음화와 인간화’다(간추린 사회교리, 530항). 이 ‘복음화와 인간화’는 1987년 이전 한국교회에서는 ‘민주화와 인간화’로 표현된 바 있다.
사회교리는 권위주의를 민주화하기 위한 중요한 자산이었을 뿐 아니라, 지금은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정신적 기둥으로서 우리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사회교리는 ‘새로운 사태’의 탄생의 배경이 되었던 서유럽사회보다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더욱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 사회교리는 사회분야에서 사목활동의 근본 기준(526항)인 것이다.
사회교리는 사제와 평신도 양성에 활용되어야
먼저 사회교리는 사제 교육과 사제직 양성에 활용돼야 한다. ‘사제들은 직무를 준비하면서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철저한 지식과 사회분야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관심, 그리고 그 시대의 사회문제들에 대한 예리한 관심을 길러야’(533항)한다.
사제들 중에서도 사회교리라는 표현조차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가톨릭 신학교에서는 사회교리가 필수과목이었다가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수강생이 전혀 없다는 얘기도 들은 바 있다.
둘째, 사회교리는 평신도 교육과 평신도 사도직 양성에 활용돼야 한다.
복음화와 민주화, 그리고 인간화도 신자들을 통해서 완성된다고 볼 때, 사회교리는 사제들보다는 평신도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사회교리 교육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특별히 사회와 정치활동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책임을 맡고 있는 평신도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교회의 사회교리에 대한 더욱더 정확한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특히 집약적이고 지속적인 평신도 교육활동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평신도들은 피동적으로 지침이나 명령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구상과 계획으로 사람들의 정신과 풍습, 사회 공동체의 법제와 조직을 그리스도화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삼아야 한다’(528, 531항)고 교회는 가르친다.
평신도 단체가 활성화 되어야
사회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려면 먼저 교회 안이나 교회 밖의 평신도 단체가 활성화돼야 한다.
특히 ‘사회정의시민행동’같이 사회교리를 실천하려는 교회 밖 단체의 법률, 제도 개선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많이 알려져야 한다. 한국의 ‘사회정의시민행동’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는 같은 성격의 단체인 ‘사회주간’(Semaine Sociale)이 1904년에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단체는 사회교리에 대한 배움, 성찰, 행동을 위한 평신도 주관의 모임으로서, 주요 활동으로 사회 현안에 대한 전국적인 연례세미나도 열고 있다. 유럽연합의 거의 모든 나라에 같은 이름(독일은 Siziale Woche)의 단체가 있으며 서로 연대하고 있다(532항 참고).
사회교리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높아져야
교회는 교회 밖에서 활동하는 단체의 회원들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사회정의시민행동’도 자체적으로도 회원 확보를 위해 홍보와 교육활동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지금의 회원들도 대부분, 서울대교구의 ‘사회교리학교’ 동문들이다.
신학교에서 사회교리 과목의 위상이 다시 검토되고, 사제들이 사회교리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과 동시에 사회교리학교의 수강생이 늘어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사회교리 주간’의 제정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5월 15일을 전후한 1주일 동안만이라도 모든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사회교리를 조금이라도 접하게 되면, 한국사회에서 사회교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이다.
2011년 5월 15일, 사회교리 120주년 기념일이 한국에서는 ‘사회교리 주간’ 제정 기념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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