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가 새로운 목자를 맞아 또 다른 역사의 출발점에 섰다.
제2대 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된 후 몇 달간 공석이었던 교구장좌가 주인을 찾음으로써 교구민들 모두 새로운 출발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한국교회에서 두 번째로 탄생한 수도회 출신 한국인 주교다. 물질중심주의와 반생명적인 문화가 만연한 교회 안팎의 현실에서, 보다 풍성한 영성적 지원을 펼쳐갈 목자를 만난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특히 국방의 의무가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 청년들은 군 생활을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와 사회를 짊어질 주역들인 만큼 영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군종교구는 한 해 평균 3만여 명의 장병들에게 세례를 준다. 하지만 정작 신자 현황 조사에서는 세례자 수보다 신자 수가 훨씬 적은 모순을 보인다. 교구는 세례 후 재교육과 영성적 지원 등의 후속 관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성찰한다. 하지만 전국 각 교구에서 파견한 사제들로 꾸려가는 군종교구로서는 청년군인들의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지원할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교구는 지난 2008년부터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연대해 군 사목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왔다. 장상협은 청년군인들의 교리교육과 성사 등을 지원하며 군종교구 사목자 부족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왔다. 교구와 수도회간 협력은 영성적, 사목적 교류의 모범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유 주교는 임명 인터뷰를 통해 “이미 가톨릭을 믿고 있는 장병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영성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장상협도 축하인사를 통해 군종교구가 필요로 한다면 더욱 긴밀한 연대를 통해 영적 도움을 제공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청년군인들은 모두 전국 각 교구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군복무 후 각자 소속 교구로 되돌아가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이때문에 군종교구 활성화는 교구의 벽을 뛰어넘는 참된 일치와 복음화를 이루는 구심점으로서도 기대를 모은다.
새로운 군종교구장의 영적 포용력과 복음 선포에 대한 열정이 안으로는 교구민·사제·수도자들과, 밖으로는 수도회 및 타 교구들과 적극 연대해 한국교회 전반에서 향기를 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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