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한국여기회가 주최한 제1회 여기애인상 시상식에 일본 가톨릭교회 대표단 일행으로 참석한 미야자키 요시노부(宮崎 善信·나가사키대교구 복음화추진부 비서)씨가 시상식 참가 경위와 소감을 정리한 글을 보내왔다. 그는 오는 8~11일 나가사키를 찾는 여기애인상 수상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교구의 기대도 함께 전했다.
여기애인상 시상식에 앞서 대구대교구청을 예방했는데, 바쁘신 가운데 저희를 기꺼이 맞아주신 대구대교구장 직무대행 조환길 주교님과 교구청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여기회에 관해서는 독자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일본 나가사키 피폭 희생자로 전 세계에 사랑과 평화 정신을 전파했던 나가이 다카시(永井隆·바오로·1908~1951) 박사가 주창한 여기애인(如己愛人·남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2004년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님에 의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한국여기회의 구체적인 활동은 나가이 다카시의 삶을 알리는 일, 여기애인의 실천을 돕는 일, 나가사키 순례를 돕는 일, 한국과 일본의 친교를 돕는 일 등입니다.
저는 1990년대 초반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갔는데, 그 당시 상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시대야 그렇게 변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일 관계 개선은 역사적 배경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무릅쓰고 한국에서 한 일본인의 삶과 정신을 기리며 널리 알리려는 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며, 용기와 신념, 그리고 견고한 신앙심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상 업무의 범주를 벗어나 한국여기회에 관한 기사를 번역해서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가톨릭신문을 통해서 한국여기회가 여기애인상을 제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 기사를 접하고 나서 나가사키대교구는 이에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여기회가 여기애인상을 제정하게 된 취지에 대해 나가사키대교구로서의 감사와 경의의 뜻을 표명하기 위한 ‘나가사키대주교상’을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제 나가사키 측에서 대구를 찾아갈 차례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교류라는 것은 서로 왕래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나가이 박사의 정신을 기리고 본받고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데, 어찌 일본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있겠습니까!
결국 나가사키에서 나가사키대교구장 다카미 대주교의 대리로 고지마 사카에(小島 榮) 신부님(교구 총대리·우라카미주교좌본당 주임), 나가사키여기회 이사이자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손자인 나가이 도쿠사부로(永井德三郞)씨, 그리고 이 방문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한 나가사키대교구 복음화추진부 비서인 본인, 모두 3명이 대구를 방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 대구 방문을 통해서 이문희 대주교님을 비롯한 한국여기회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대구에서 나가사키나 나가이 박사가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나가사키 순례를 권장하고 나가이 박사의 평화정신 보급에 힘쓰고 있는 회원분들을 직접 만나 대화함으로써 그 열성과 실천력에 새삼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대주교님께서는 “대구에 가면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나가사키에 가보면 또한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서로 이해하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이 말씀대로 앞으로 서로가 편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오래오래 교류를 계속할 수 있다면 저희의 대구 방문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대구에서 저희를 환영해주시고 후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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