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희대 경영대 초청으로 방한한 올리버 윌리엄 미국 노틀담대 경영대 교수 신부가, 본지 주최 ‘기업 경영과 가톨릭 정신’ 좌담에서 “기업은 공동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공동선을 추구하는 가톨릭 정신에 바탕할 때,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영학에선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고, 종업원과 고객의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주목받고 있다. 자본의 논리나 효율성을 강조하는 강의만 들어온 전공자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교육에 목말라하고 있다.
서번트 리더십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두 가톨릭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기업이 공동선을 추구하는 교회 가르침을 충실히 따를 때 경제적 효과가 더불어 따라온다는 연구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경영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20년 사이에 미국과 유럽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윤리경영에 대한 노력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유럽에선 교황청이 검증한 윤리기업에만 투자하는 유럽 크리스찬 기업 주가지수가 개발됐으며, 그에 편입되고자 노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을 심사하는 위원단에 바티칸 대표도 포함돼 있다. 미국 교회의 각 교구에선 기업 경영 지원 그룹을 운용하고 있다.
물론 기업의 이윤 극대화 노력과 교회의 가르침은 단기적으로 충돌한다. 특히 구조조정 등은 이윤 극대화 전략이지만, 교회는 사랑과 희생을 강조한다. 여기서 가톨릭 기업인의 고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신앙은 단기 효과와 거리를 둘 것을 요청한다. 장기적으로 가톨릭 정신에 입각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결국 기업 행위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기업인이라면 성경 말씀을 기업 경영의 기본 틀로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듯이 겸손과 온유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회칙 「진리안의 사랑」에서 “교회의 가르침인 사랑의 가치를 세상에 나아가 공유하라”고 가르쳤다. 가톨릭 경제인들은 가톨릭 정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사랑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소명을 느껴야 한다. 경제활동에 있어서 사랑의 가톨릭 정신보다 더 큰 동기부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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