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앞으로는 교사 양성 과목에 호신술이라도 넣어야 한다는 말인가? 고등학교 교실에서 스승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믿기 어려운 보도의 파장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중학교 교실에서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기막힌 보도가 사람들의 얼을 빼놓았다.
40년이 넘게 교직을 지켜온 처지로서, 실로 참담한 자괴감을 어찌 할 수가 없다. 어쩌자고 이 모양인지, 명색이 교육자인 내가 이런 푸념을 하고 있으니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학교 교육은 이빠진 호랑이에 다름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그들의 학교는 무방비로 열려 있는 성인사회이며, 그들의 스승 또한 말초감각이 판을 치는 매스미디어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물신주의(物神主義)를 신봉해 마지않는 많은 어른들은 그들의 전폭적인 조력자가 되어 있다. 어찌 학교교육만으로, 그것도 갈수록 권위(權威)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찾아보기 힘든 굴절된 교육환경에서, 참다운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하여 누구네 잘못이라고 책임 전가에만 매달려 있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외면하거나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들을 떠나서는 우리의 미래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고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해야할 일이 있다.
먼저 땅바닥까지 실추된 교권(敎權)을 이 땅의 교육자들에게 되찾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땅의 모든 부모들이 물질보다 정신적인 가치가 우월하다는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자녀들에게 솔선하여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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