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서 「제삼천년기」를 발표하면서 전세계 가톨릭교회는 본격적으로 대희년을 준비하는 내적 외적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교회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새날새삶」운동을 전개하는 등 대희년 준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최근 가톨릭신문사가 서울대교구 인터넷 굿뉴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짝 앞으로 다가온 대희년 맞이에 더욱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의하면 「새날 새삶」운동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채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자기가 속한 본당에서 대희년 관련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한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대희년 준비가 일선 본당에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차례 제가된 바 있지만 「새날 새삶」운동에 대해 「처음 듣는다」는 응답이 118명으로 25.5%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여기에는 우선 우리 신자들 각자의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주일미사에 참례라는 신자들은 주보에 게재돼 있는 대희년 관련 자료들을 꼼꼼하게 읽어봐야 할 것이다. 주보만 제대로 읽어보아도 대희년이 낯설지는 않다. 나름대로 각자가 처한 환경 속에서 대희년의 정신을 묵상하고 이를 생활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아쉬운 것이다.
아울러 본당 사목자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신자들에게 강론이나 연수, 피정 등의 기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희년을 상기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일선 본당에서의 대희년 준비 활성화는 사목자들이 얼마나 대희년에 대해 관심을 갖는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각 본당에서 한번도 교육 등의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보아도 일선 본당 사목자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새날 새삶」운동의 지침들을 바탕으로 개인과 가정에서 심화된 실천 방안들을 마련하는 한편 이러한 동기 유발을 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의 예를 들면 이탈리아에서는 「사랑의 빵」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헌하기로 함으로써 범국가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교회의 경우, 기존의 결식아동이나 북한 동포를 위한 모금 등을 대희년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적 쇄신과 외적 삶의 자세가 변화될 때 우리는 대희년을 올바르게 맞을 수 있다. 대희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희년 준비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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