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에 파란 싹이 움트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는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가 춤을 추듯 흔들리는 것을 보면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먹구름 가득한 얼굴로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가 슬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맑은 얼굴로 웃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가 기뻐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봄, 바람, 슬픔, 웃음 등은 비록 사시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존재가 우리 바로 곁에 실존함을 느끼고 또 알고 있습니다.
매일 드리는 기도시간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미사설제 가운데 성령께서는 참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성체와 성혈 안에 진정 예수님께서는 살아 계십니다. 묵주기도를 통해 성모님께서는 우리의 간구를 들어 주십니다.
강론시간에 성령께서는 신부님의 입을 통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가를 부르면서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형제 자매들의 사랑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되며, 그 분의 사랑을 진하게 체험합니다.
우리 곁에, 우리 신앙생활 한가운데에 하느님께서 생생히 살아계심을 「단순함 가운데 진리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어투를 그대로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평이한 교회의 삶 한가운데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님께서 현존하고 계십니다」봄을 느끼기 위해, 봄을 만나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늘 묵묵히 서 있는 나뭇가지 위에 봄은 내려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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