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Jean-Jaques Rousseau)의 교육론 소설인 「에밀」(Emile)에 의하면 자녀들이나 학생들을 교육할 때 울타리 안에서는 자유롭게 생활하고 울타리 밖으로 나갈 때에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라고 한다.
우선 대화로 타이르고 그 다음에는 큰소리로 야단을 치는 것이 학생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그래도 안될 때는 회초리로 때리고 회초리로 안될 때는 몽둥이로 다스리라는 것이다. 그래도 안될 때는 극약처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화는 교육방법의 최우선
「에밀」의 교육론은 극히 타당한 방법이며 이러한 교육론은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킬 때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 어떤 조직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교육방법 내지 처벌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떠한 사회에서도 법과 규범을 어겼을 때 반드시 제재를 가하고 처벌을 하여 그 조직의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하고 모범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울타리를 칠 때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잣대, 울타리의 위치를 정하고 있다.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므로 모든 것을 아전인수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의견충돌이 생긴다. 이해관계가 따르면 때로는 법정으로까지 가게 된다.
그래서 법정에 가기 전에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예수님도 형제를 고발하기 전에 대화로 해결할 것을 당부하셨다. 형제가 잘못할 때 충고하고 안되면 두세사람이 같이 충고하고 안되면 교회에 알리거나 법정에 고발하라고 하셨다. 복음정신도 「에밀」의 교육론과 일치한다.
사랑을 바탕으로 타인을 배려
우리가 상대방을 판단할 때 항상 복음정신에 입각하여 사랑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따뜻한 마음가짐으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란 말이 영어로 understand인데 under는 밑이란 뜻이고 stand는 쉰다는 뜻이다. 상대방 밑에 서서 상대방을 바라보라는 것이 이해(understand)의 원래 뜻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우리 인간은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다 군림하려고 든다. 남의 의견을 존중하기보다 묵살하고 자기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식도 제 자식이 남의 자식보다 더 나아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아전인수격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사회생활 할 때 남을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을 자제하고 참는 자세가 필요하다. 몇 년 전에 대학 총장들의 모임에서 대학총장으로 첫째 가는 덕망을 앙케이트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인내심이라고 한다. 통솔력, 지도력, 섭외력 등 많은 항목 중에서 인내심이 뽑힌 것이다. 대학교를 이끌기 위해서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행정을 처리하려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어떤 조직이나 사회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수용하는 잣대는 복음정신돠 사랑과 이해하는 마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대로 각자 울타리를 치면 그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천부의 권한이다. 그 자유는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지 자기 멋대로만 하는 자유는 아니다.
어떤 일이든 인내심을 필요로
우리 대학교에서도 작년 1학기에 재단내에서 내분이 생겼다.
재단의 내분이 학교와 재단의 내분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교육부에서 심판관으로 교육부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가 옳다는 판정을 했다.
그전 재단 이사들은 모두 해임되거나 승인취소 조치가 내려지고 임시 이사를 교육부에서 파견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 대학교의 교직원 중 일부는 해임하는 징계를 재단이사회에서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학교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이므로 극소수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많은 분들을 포용하려고 하였으나 학교 구성원의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읜견이 일치하지 않아 안타까워 한 적이 있었다.
동료 교수가 징계위원회의 자격으로 동료 교수를 징계한다는 것은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누군가가 그 역할을 맡아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를 위해 징계를 하는 분들이 고뇌에 찬 징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울타리 안에서 역할을 충실히
주님, 우리는 당신의 복음정신을 바탕으로 울타리를 치고 하고 그 안에서 우리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이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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