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성모성월이 되면 중학교 때 미션스쿨에 다니던 생각이 난다. 각 학년에 40명씩 2반이 있었는데 아침수업이 시작되기 전 모든 학생들이 교내 성모상 앞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나서 1교시 수업에 들어갔다. 학생들이 다 가톨릭신자는 아니었지만 즐겁게 묵주기도를 바치던 기억이 난다.
그후 일반고등학교에 진학 후 개인적으로 묵주기도를 바치지 않다가 의대 본과 3학년부터는 공부량이 많아지고 힘들어서인지 책상 앞에 9일기도를 붙혀 놓고 매일 표시를 해가면서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 사십이 넘은 오늘에까지 계속 묵주알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돌린다.
얼마전 진료실에서 내 왼손에 끼고 있는 묵주반지를 보고 어떤 여자분이 남자도 기도를 합니까 하고 의아해 하면서 내 묵주반지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는 빙그레 웃기만 하였다.
사실 쉬지 않고 시간이 나면 묵주기도를 바친다. 진료 중, 건강상담 중, 잠깐 시간이 있을 때나 자동차 안에서나 전철에서…
기도하는 일도 즐겁고 신명나는 일이다. 기도도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바치면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걱정과 아픔을 삭히면서 말이다 이는 갈증을 해소하는 생수를 마시는 시원함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있는 5월 성모성월에 묵주기도와 함께 성모님의 따스한 눈길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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