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성음악분과위원회가 창작 성가를 공모한다고 한다. 새 ‘회중용 전례 성가집’ 에 들어갈 성가를 폭넓게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앞으로 나올 새 성가집의 외연이 보다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실 지금까지 사용해온 성가집은 전례시기 성가(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와 고유 축일 성가의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논란이 있어왔다. 저작권 문제, 성가 선정의 기준을 두고서도 많은 잡음이 있어왔다.
이제 새로 나오는 성가집은 이러한 종전의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 진정으로 전례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사실 새 성가집 발행은 성경 번역에 준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경 번역과 동일한 비중의 노력과 땀이 들어가야 한다. 성가가 전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는 “거룩한 신심행사들에서 그리고 전례 행위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대중 성가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전례 헌장 118항)고 가르친다. 그렇지만 “성사에 붙여진 가사는 반드시 교리에 부합해야 하며, 주로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전례헌장 121항)는 단서 조항도 붙이고 있다. 특히 노래와 음악은 세 가지 주요 기준에 따라, 표징의 역할을 하게 된다.
▲기도를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가 ▲전례를 장엄하게 하는가 ▲회중 전원이 일치된 참여를 할 수 있는가가 그것이다.
성가가 기도를 표현해 내지 못하면 그것은 성가가 아니다. 전례에 기여하지 않고 음악 자체의 완벽성만 추구한다면 그것도 전례 성가가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전문 성악가만 부를 수 있는 음역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회중용 전례 성가가 아니다.
음악은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라는 전례적 언어와 행위의 궁극 목적에 이바지해야한다(전례 헌장 112항 참조). 동시에 신앙인들의 신심을 고양시키고 영적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그동안 신앙인들의 신심을 고양시킬 자료를 제공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가는 두 배의 기도”라고 말했다. 숨어있는 많은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이번 창작 성가 공모를 통해 스스로의 영적 충만함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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