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오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 선포하기’를 주제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에선 아시아 선교 과제와 도전, 종교간 대화, 토착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천년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회원국과 준회원국 평신도 대표 180여 명과 한국 평신도 대표 200여 명 등 대규모 인원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행사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과연 아시아와 함께 고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하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9년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로 발표된 「아시아 교회」에서 그리스도교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뿌리가 아시아에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아시아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 제자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고유한 소명을 깨달아야할 뿐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 68억 6000만여 명 가운데 아시아 인구는 42억여 명에 이르지만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율은 약 3%로, 아프리카 대륙과 비교해도 1/6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어려움이 많다. 곳곳에서 행해지는 신앙공동체간 긴장과 갈등, 박해 문제는 많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아시아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각종 사회문제도 심각하다. 가부장제와 남녀차별을 비롯해 저출산, 고령화, 이민, 다문화가정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서구사회 복음화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신앙 활력도 감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복음화율과 성소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시아만의 잠재력이다.
이런 장점들은 연대와 평신도 스스로의 시야 확대를 통해 구체화 될 수 있다. 이번 평신도대회를 보다 성공적으로 치르고 주제를 삶 안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삶의 주변 실태와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사도직 활동 등에 대해 의식을 재고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우리 본당, 우리 지구, 우리 교구라는 틀을 넘어 한국교회와 아시아 교회를 함께 아우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아시아 신앙인들이 한국교회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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