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고마운 이들에게 마음 모두를 표현하지는 못한다.
「고맙습니다」
그 한마디로도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그런 여유도 잊으며 살아 온 것이다. 하지만 그 고마움이란 걸 새롭게 느끼게 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여름, 산간학교 때의 일이다. 3학년! 가장 중요한 시기라 말하는 여름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가고 싶던지. 학교를 잠시나마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결코 믿음의 결핍은 아니었다.
첫째날 밤, 참회 예절 시간이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큰 원으로 둘러 앉아 있는 중에 한 선생님께서 공처럼 감겨 있는 실타래를 보리시며, 『이게 뭔 줄 알지? 하지만 이건 단순한 실타래가 아니야. 우리를 사랑으로 이어 줄거야』
이유인 즉, 그 프로그램의 방법은 이러했다. 실타래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고맙다고 생각되는 이에게 그 실타래를 던지는 것이다. 계쏙 반복되고 실타래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처음에 장난스럽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그 실타래의 주인공을 주시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실타래를 받기도 하면서 사소한 태오들이 그런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는 걸 서로 실감하고 심지어 눈물도 흘리게 됐다.
실타래가 끝과 끝을 보였을 때, 우린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고마움이란 끝이 없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모양으로 엉켜진 실타래. 하지만 던진 이와 받는 이는 분명했다. 그게 고마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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