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수녀님께.
수녀님, 좋은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입니다. 수녀님께 피정 요청서를 보내면서 함께 몇 자 적어 올립니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변했습니다.
왜냐하면 제 안에 변화가 왔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부정적이던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사랑하는 것들이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삶이 희망이 가득차서 저의 앞의 삶에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고 두려운 것은 제가 하느님 아버지를 멀리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의 삶의 방향이 조금씩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막연했거든요. 기도, 사도직, 공부 그러나 이제는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못됩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만큼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외 것은 저의 욕망과 죄를 부를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순간도 하느님께 감사 감사 또 감사드릴 뿐입니다.
수녀님을 만난 것은 행운입니다. 다른 영적 지도자를 만났다면 저는 망가져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 옵니다. 다행히 수녀님을 만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수녀님을 저의 영적 어머니로 선택하여 주신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립니다.
또한 수녀님께서도 한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수녀님이 전혀 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저의 어머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사십일 피정 때에는 아무 것도 숨김없이 모든 것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피정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99년 5월 24일
주님 안에서 안기주(마르띠노 데 포레스) 수사 올림.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