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기도 속에는 나만 있었습니다.
오직 나를 위한 기도에 전념했습니다.
기쁠 때도 그러했고,
괴로울 때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사계절을 항상 성당 밖에 서 계신
성모님을 뵈었을 때도 나만 찾았습니다.
찬미 예수님이 남기신 기도를 하던 순간까지
주님께서 보여주신 헌신의 고통보다도
나의 고통을 잊기 위한 기도였습니다.
지금껏 기도는 아집이었습니다.
너무도 긴 기도가 홀로 피운 촛불이었기에
이제는 안주의 기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느 날,
나를 위한 기도를 들었습니다.
그 기도는 내가 할 때에만 전해지는 기도인줄 알았는데
귓전을 맴도는 메아리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온 몸으로 스며드는 평온한 기도였습니다.
저 높은 십자가에 서 성호경을 품고
살포시 눈을 감고 살짝 떨리는 어깨 너머에서
희미하게 전해지는 기도의 음성이
예전에 볼 수 없는 기도의 낯설음이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기도의 따스함이
살포시 건네주는 기도의 손길이
마음 안으로 들어 온 날이었습니다.
결코 화려하지 않았지만 소박한 기도였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위해 이토록 기도해 줄 수 있는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언제쯤 당신처럼
나 아닌 당신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을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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