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청년대회가 열렸던 12~15일, 경기도 파주 문산 임진각 평화누리에는 폭우가 내렸다. 12일 오후 1시, 전국 각지에서 청년들이 대회장으로 걸어들어 올 때 쯤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은 개막미사가 시작돼도 그칠 줄 몰랐다. 13일 오전, 밤새 그친 듯 했던 비가 대회 둘째 날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1?2지구가 모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구리 지역에는 오전 9시 기준 약 45mm의 폭우가 내려 앞을 분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14일 셋째 날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4km 도보순례가 끝나갈 무렵인 오후 5시 30분, 대회 하이라이트인 축제한마당 준비가 한창인 임진각 평화누리에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지는 비를 보며 대회준비운영위원회와 의정부교구 봉사자들은 망연자실했다. ‘희망’을 찾아 온 청년들에게 행여 ‘실망(?)’을 안겨주는 대회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들은 두 팔 벌려 기꺼이 비를 맞았다. 옷이며, 가방, 운동화가 모두 비에 철철 젖고, 빗물 섞인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웃었다. 내리는 비가 마치 우물가의 사마리아인이 예수님께 청했던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이라도 되는 양, 즐거워했다. 축제한마당이 펼쳐지는 내내 폭우가 쏟아졌지만 그럴수록 청년들의 함성은 높아만 갔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며 노래하고 춤췄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대회가 실망스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청년은 “그런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주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회 마지막 날, 비로소 해가 나왔다. 청년들은 마음 속 모든 갈증이 풀렸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손을 맞잡고 푸른 잔디밭 위를 마음껏 달렸다. 자유로웠다. 눈빛은 깊어지고, 얼굴은 밝아졌다. 쏟아지던 비도, 내리쬐는 햇볕도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무렵, 평화누리 곳곳에 청년이 살아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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