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6월 6일자 가톨릭신문 제5면(98 교세통계 분석)을 보고 가톨릭 신자 중 한사람으로서 흐뭇한 상념에 젖어본다.
80년대 연평균 7.7% 증가율이었던 것이 90년대 들어서 97년까지 평균 약 4%대로 감소세를 보여왔다는 것. 그러던 것이 98년 교세통계 분석결과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소식도 흐뭇한 것이지만 더 흐뭇한 소식은 영세자가 97년에 비해 98년도 14.9%의 급증가세를 보였다는 것과 성소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냉담자 증가율이 떨어졌다 해도 (여전히) 전체 신자 수의 3분의 1 가량이 냉담자라는 소식을 들으면서 나는 그들도(여전히) 우리 가톨릭 신자들임을, 어쩌면 나보다도 더 소중한 하느님의 자녀임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6월 2일 나는 직장에서 가톨릭신자 첫 모임을 가진 바 예상외의 좋은 반응을 발견했다. 15여명의 신자 중 10명의 신자들이 모였던 것. 신자인 줄도 몰랐던 직원들의 참석과 냉담자들의 참석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운 것이다. 한 냉담자의 말을 들어보자.
자신은 군에서 담배와 술이 자유로운 등 편의 때문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지만, 그리고 지금까지 신자다운 생활을 한번도 안해 왔지만 매스컴이나 주변에서 가톨릭을 접할 때 큰 자부심을 느껴왔다는 것이다. 깊은 마음 이면에 언젠가는 이러한 냉담에 상응하는 크나큰 보속을 하리라는 주님께 대한 충정심을 간직한 채 오늘도 처남이 수술을 받게 되어 있는데 아내만 버스를 태워 보내고 자신은 이 모임에 참석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부터도 냉담자들에 대한 평범한 신자들보다도 더 확실한 삶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인정해 왔다. 오늘 이 흐뭇한 상념 속에서 한번 더 냉담자들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고 있가. 가톨릭의 신자들은 입이 무거워서 한 직장 안에서도 표시를 안낸다. 냉담자들도 냉담을 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다. 그들도 어쩌면 입이 무거운 듯하다. 나는 처남의 병원에 부인을 혼자 버스로 보내기 보다는 사정이야기를 하며 신자 모임에 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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