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성체 조배시간에 공동 지향 기도를 한 후 성서도 한 줄 읽지 않고 저 자신은 이런 묵상에 잠겼다. 대희년이 의미 속으로… 대희년을 맞이할려면 사랑 실천의 해를 잘 보내야 될 텐데….
미운 감정이 전신을 휘감는데 어떤 선행을 하랴. 앙금이 가득 찬 마음 속에서 한 줄기 조명의 불빛이 내맘 안으로 찾아든다. 어린시절이 보인다.
거지였고 머슴살이였던 할아버지. 오래토록 우리 동네에 살면서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시면서 배도 타시고 돈도 많이 버시면서 헌 옷에다 엿장사 고물 속에서 짝 맞지 않는 고무신을 맞추어 신으면서도 가난한 이웃에게 다 나누셨던 할아버지. 천덕꾸러기 같다고 천덕이라 불렸던 할아버지는 주위 사람들에게 실속을 찾이 못하시면서 항상 『네 알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라고 하셨다.
항상 미소 속에서 겸손한 모습으로 사셨던 천덕 할아버지의 생애가 불빛이 되어 내 가슴 속에 타올라 미운 앙금을 씻어 낼 수 있는 은은한 진실의 영혼으로 맑아진다. 성부 하느님을 닮은 천덕 할아버지의 사랑 실천을 따라 예수님 성심의 사랑만이 가득한 그 안에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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