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족과 같이 살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십수년을 견뎌왔습니다』
지난 6월 4일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엽합(주거연합·공동대표=임근정, 현호월)이 창립 9주년과 무주택자의 날 선포 7주년을 맞아 종로성당에서 연 주거기본법 제정을 위한 정례토론회 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가슴 아픈 사연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하다못해 사글세방에 사는 자취생에게도 원하기만 한다면 주소가 주어지는게 다섯 가족을 거느린 가장에게 주소지가 부여되지 않는 기막힌 사연이 그들의 눈물어린 삶과 함께 소개돼 듣는 이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빈민의 대명사, 도시 삶의 막장인생이라고 하는 비닐하우스촌. 이곳에서의 10여년이 넘는 삶을 털어놓는 주거연합 동부지부장 윤복영씨의 눈에는 가끔씩 눈물이 비치기도 했다.
주소지가 없다는 이유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 비닐하우스촌은 윤씨의 말대로 산간오지나 다름없어 보인다.
수도도 끌어 쓸 수 없어 오랫동안 오염된 지하수를 먹어 아이들과 노인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피부병….
그러나 윤씨는 이런 고통은 참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취학 나이가 훨씬 지난 아이에게 취학통지서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
자신들의 가난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식들 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교육시키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윤씨에게 이런 정부의 모습은 실망을 넘어 분노에 가닿았다.
이날 토론회 중 주거기본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박사급 연구원과 관계자들의 주제발표와 논거들은 윤씨의 사례발표에 힘을 잃는 듯했다.
철거 주민들의 주택은 물론 공동체의 특성마저 유지시켜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이웃나라 스리랑카의 사례는 정부는 물론 가까운 이웃조차 돌아보지 못하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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