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성당에서의 결혼식에 대한 비판의 글이 여기저기 부쩍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몇몇 큰 본당이나 유명한 수도회 성당 등에서 부작용이 있다는 이야기가 소문 아닌 소문으로 많이 떠돌고 있었던 만큼, 이런 이야기가 공론화되고 논의되는 것은 참으로 건설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에 대해서 단 한가지의 관점만 계속 이야기 되고 있어 자칫하면 직접적인 체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의 짧은 소견을 정리하자면,
1. 일부의 사례까 일반적이고 전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이야기 되는 것은 분명한 비약입니다. 서울교구에만도 본당이 약 200여개이고 수도회 성당까지 셈하면 훨씬 더 되는데 지금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만 읽어보면 대부분의 성당에서 그런 바가지와 부대행사 업체의 강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히 있습니다.
2. 대형본당이나 유명 수도회 성당이 상업적인 색채를 띄도록 부추기는데는 이용자들도 한 몫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성당은 분명히 예식장이 아닌데 많은 신자들이 유명 성당을 찾는 것이 이런 부작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3. 성당에서 부대행사의 업체를 지정하게 되는 배경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성당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미사중에 제대 위를 들락날락 하고 본당의 다른 일정에 대한 배려없이 성당 전체를 점거해 버리는 부작용이 늘어감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진기사나 피로연 업체를 지정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를 싸잡아 「얼마를 받아먹었길래 그러냐」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아닐까합니다.
요약하자면, 자기가 체험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좋지만 그 체험을 일반화 시켜서는 안되고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없이 자기 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실제로 상업주의적 사고로 이윤추구를 위해 무리한 요구 지나친 비용을 강요하는 본당이나 수도회가 있다면 비판을 받아야 하겠지요.
세상사람들처럼 크고 화려한 곳에서 멋진 비디오를 만들고 하객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결혼식을 하기 보다는 나의 삶이 담긴 터전에서 그곳이 임시가건물이건 천막성당이건, 두 사람이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사랑의 언약을 맺는데 더 관심을 두고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교회의 비본질적인 현상에 스스로 함정을 파고 교회를 등지게 되는 일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