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을 들끓게 했던 발칸반도의 코소보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한반도의 서해안에서 남북간의 무력충돌사태가 일어나 긴장을 고조시켰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실 「평화」의 소중함을 실감하기 어렵다. TV화면에 비친 난민들의 행렬이나 식량 부족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난민촌 어린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어린 세대들은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까.
『우리 나라는 전쟁을 많이 겪어 그것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알고 있다.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을 너희들의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
이것은 열네 살의 베트남 소녀가 코소보의 친구들에게 전한 메시지로써 유니세프가 전세계 어린이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개설해 놓은 인터넷상의 공개 포럼에 올라온 글이다. 나이제리아의 소년은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왜 국제사회는 코소보 난민드에게만 집중하는가, 아프리카 사람들은 고통받아도 괜찮다는 것인가』
전세계 어린이들이 「전쟁」에 대해 보낸 메시지는 매우 다양하나ㅏ. 나토에 소속된 유럽국가의 어린이들은 나토의 코소보 공습이 정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서로간의 이견으로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수천 통에 이르는 어린이의 글들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역시 「평화」다. 나름대로의 논리는 각자 다르지만 모두 「평화」를 귀결점으로 삼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느 사람들이 어디 순수한 어린이들 분이겠는가. 우리 모두 평화를 꿈꾸고 있다. 이 지구촌은 우리 각자가 몸담고 살아가는 작은 사회의 집합체와도 같다.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이 인류의 꿈이라면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강력한 국제기구나 유능한 협상가가 아니라 작은 갈등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아닐까. 오늘 하루 나와 다른 누군가를 향해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강요하려는 몰이해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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