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은 「한국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이다.
그 분이 가신지 153년이 지났건만 오히려 그 분은 153년 동안 우리들과 함께 해왔다.
「일곱 살에 고향을 떠나/열여섯에 성소를 받고 걸어서 마카오까지 가신 이」김대건 성인은 사제품을 받고 1년 1개월 만에 체포돼 순교하기까지 가난과 겸손, 용기와 순종 그리고 헌신의 모습을 보여준 한국교회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시다.
김형영 시인은 「김대건 안드에아 성인」이라는 시(詩)를 통해 『선교사의 입국로를 열어주려고/연평도 앞바다 등산곶에 갔다가/그만 그길로 끌려가 오히려 쇠사슬에 손발이 묶여/신문과 회유와 고문받기 40여 차례/「나는 죽여도 뒤이어 또 신부가 올 것」이라고/오늘의 천여명 신부응 예언하신 이/신부되어 일곱 달 만에/사학 죄인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해괴한 피의 제사의 제물이 되신 이/북한산과 도봉산과 관악산이 굽어보는 /한강의 새남터 모래밭에서/비웃음이 소낙비처럼 쏟아질 때/「여러분은 내 말을 들으시오/내가 외국인과 교제한 것은 오직 우리/교를 위하고 우리 천주를 위한 것」이라고/하늘과 땅에 외치신 이(중략)』라고 칭송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는 참으로 「어떠한 위치나 환경에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수행했으며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정확히 알고 언제나 겸손과 순종의 모범을 보였으며,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성모님과 주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완벽한 신앙을 증거」해 보인 분이다.
해마다 7월이 오면 그분을 기억하고 그분의 삶을 따라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우리들이지만 특별히 올해는 그 마음자세를 더욱 새로이 해야 한다.
20세기 마지막 김대건 성인 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는 오늘 김대건 성인의 그 영웅적인 삶과 순교를 얼마나 널리 알렸던가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전국 수많은 성당과 단체들이 김대건 성인의 이름을 쓰고 있지만 4000만 국민, 특히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얼마나 그분의 정신을 알리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열어야 할 21세기의 문과 마주하고 있다. 우리 신앙인들은 자신의 쇄신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으로 그 문을 열어야 한다.
새로운 2000년대, 미래사회를 열어가기 위해 우리 모든 신앙인들은 이 민족과 온누리에 희망의 표징이 되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건 성인의 전구를 빌며 그분의 삶을 따라 살아갈 것을 다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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