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상큼한 향에 못이겨 수목으로 뒤덮인 산책로를 따라 거닙니다 .여유로운 발걸음을 옮기다 소담스레 피어나는 들꽃을 만나게 됩니다.
투명한 햇살받아 연초록 빛으로 일렁이는 나뭇잎들. 그 나뭇가지 위에서는 아까부터 새들의 사랑스런 지저귐이 귀를 가렵게 합니다. 우리는 미소 가득 실은 따스한 시선으로 새들을 한껏 반겨줍니다.
그런데 그 꽃들과 새들은 우리의 감동어린 언어와 시선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저와 동료의 마음이 말간 노을 빛으로 물들어 아름답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대 앞에 나아가 고요히 무릎 꿇어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감사의 언어와 찬미의 노래를 하느님께 올립니다. 하지만 그 기도와 노래로 변하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영원하시고 무한하신 그 분께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들꽃과 새와의 만남으로 변하게 된 것이 저였듯이, 기도로 변하는 것 역시 바로 저 자신임을 번번이 깨닫게 도비니다 그래서 생활에 새로운 활력과 잔잔한 기쁨을 열게 됩니다.
매일, 그리고 매주일 하느님께 감사하며 찬양을 드리는 우리 신앙인들. 그 감사와 찬양의 덕을 보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당신의 그 애틋한 사랑을 전해 주려 우리를 끊임없이 부르시는 주님은 사랑과 기쁨의 잔치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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