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기탁하는 따뜻한 이웃들
평생을 행상과 파출부, 노점상, 막노동 등의 일을 해서 정말 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꺼이 기탁하는 분들이 있다. 가끔씩 언론매체를 통해서 이러한 분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알려져 참 흐뭇하다.
결코 많은 돈은 아닐지라도 어렵게 번 전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았기에 더욱 귀중하고 값지게 생각된다. 이 분들의 사심없고 용기있는 행동은 어렵고 각박하기만 한 어려운 시대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과소비로 흥청대는 사람들
그러나 경기나 살아나면서 주머니 사정이 좀 나아진 사람들은 불과 몇 개월 전의 암담했던 상황을 완전히 망각하고 사는 듯 하다.
과소비를 일삼으려 흥청대는 사람들 뒤로는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이웃의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들이 벌써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IMF 관리체제하에서 금모으기 운동, 실업자 돕기 등으로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 발벗고 나섰던 눈부신 노력들이 아쉽기만 하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항상 가진 것이 많은 사람보다는 어렵게 살면서도 남들을 돕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서두에 밝힌 분들처럼 남들보다 절약하며 어렵게 살아왔으면서도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또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이들은 물질적으로는 그리 풍요롭지 못하겠지만 마음만큼은 억대 부자에 비해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
노자(老子)에는 「지족자부(知足者富)」란 말이 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란 뜻이다.
사람에게는 욕심이 끝이 없다. 먹고 입는 것은 물론 재물욕과 명예욕과 권력욕 등 한끼에 밥 한공기만 먹어도 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국 구석구석 몸에 좋은 것,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남들이 먹어보지 못한 것을 먹어야만 흡족한 사람이 있다.
또 한 두번 옷으로도 충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난번 옷뇌물 사건에서 밝혀진 것처럼 몇 백만원 몇 천만원 하는 옷을 걸쳐야만 자신의 체신이 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묙심은 하나를 채우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게 된다. 물욕, 권력욕, 명예욕 등 욕망을 쫓아 살다보면 그 욕망은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불안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은도끼로 베어서 금도끼로 다듬어 초가삼간을 짓는다는 옛노래가 있다. 은과 금으로 만든 좋은 도끼로 고대광실을 짓는 것이 더 잘 어울리겠지만 초가삼간을 짓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박한 꿈이다.
굳이 좋은 집이 아니더라도 마음만 편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초가삼간보다 더 좋은 집은 없을 것이다.
우리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행은 정말 불행해서라기 보다는 만족할 줄 모르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행복의 잣대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좀 덜 가져도, 덜 먹어도, 잘 입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마음을 비운다면 여유로운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지족상락(知足常樂)이란 말도 있다.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는 뜻이다.
물질적인 소유를 많이 한 사람보다는 큰 욕심 내지 않고 만족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가진 것이 적건간에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때의 마음은 정말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푸근하고 충만함을 느끼게 된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잘못을 하게 돼 마음 한 구석에 앙금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 이같은 때에는 나눔으로써 보석됨을 느낄 수 있다.
그때 느끼는 행복감이란 살면서 느끼게 되는 몇 안되는 행복 중 가장 큰 것이라 생각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마태오 5장 3절에 참된 행복에 관한 말씀이 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마음에 욕심이 없는 상태를 말함이며, 마음을 비울 때 가장 행복하다는 말씀에 다음 아닐 것이다.
비록 자신은 형편이 나아졌어도 주위에는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는 나대로 산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사회는 나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힘들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나눌 수 있는 마음과 여유가 있을 때 더욱 기름진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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