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마태 19,24)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낙타도 바늘귀를 통과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어느 신부님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놓았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게 하려면 낙타를 잘 태워 재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부자도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낙타에게서 배우면 될 것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 위해 자신을 불태우듯 부자도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불태우면 될 것이다.
자신을 불태우고 있는 부자도 많이 있다. 세계 굴지의 부자라는 빌 게이츠는 한 해 평균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현금과 물건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고, 총 재산의 60% 이상을 기부금으로 내어놓았다고 한다. 있는 사람이라고 돈을 벌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재산의 반 이상을 기부하는 데는 자신을 불태우는 아픔도 있을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부자(富者)라는 말을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재물이 많아 흐뭇하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재물이 많은 것이 행복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말의 뜻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이라고 했다.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하고 기쁨을 느끼면 흐뭇하여 행복하다는 것이다. 고통 받는 이웃과의 나눔을 통하여 이웃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만족하고, 기쁨을 느껴 흐뭇한 마음으로 행복을 느끼는 삶이 바로 하늘나라를 사는 삶일 것이다.
재물이 비록 적더라도 생활에서 만족함을 느끼면 부자이고, 자신을 불태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듯, 이웃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우면 행복한 하늘나라의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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