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 장충동 성 베네딕도 피정의 집에서는 대단히 의미 깊은 모임이 있었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녘동포들을 지원해 온 여러 교구와 수도회, 교회내 단체의 대표 43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예정인지, 그리고 어려움은 무엇이며 전체 한국 교회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모임에는 서울대교구와 광주대교구를 비롯한 7개 교구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를 비롯한 15개 수도회,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대북 지원 사업을 꾸준하게 전개해 온 거의 대부분이 참석함으로써 민족의 화해와 일치, 직접적으로는 굶어죽는 동포들에 대한 형제애적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IMF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식량난을 겪는 북녘 동포를 외면하지 않고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해 왔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62억이 넘는 밀가루, 감자, 옥수수, 비료 등의 물량을 지원했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쌀과 옥수수, 분유 등 25억여원을 지원했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각 교구와 남녀수도회 장상연합회, 개별 수도회 등이 지원한 것을 모두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교구나 단체들이 독자적인 지원활동을 벌이면서 전달 경비 뿐만 아니라 분배 과정의 확인, 중복 지원 문제 등 여러가지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대북 지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협의기구 구성의 필요성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이번 모임은 이런 지적들을 염두에 두고 보다 효과적인 대북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모임에서는 우선적으로 기존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유기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사실 여러 교구, 특히 수도회들의 경우 지원을 위한 창구나 구체적인 전달 방법에 대해서도 경험이 없이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번 모임에서도 각 수도회 대표들은 모금과 지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협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남북 관계가 냉각되면서 교회의 대북 지원도 열기가 식은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지원과 앞으로 중국과 북한 선교를 위한 꾸준한 준비는 계속돼야 할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이번 모임이 앞으로 대북 지원이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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