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매 음매
외양간 원앙소리에
새벽 동이 튼다.
모래알처럼 많은 인간들
생명의 젖줄 물리려
논밭 갈다가 억겁의 희로애락에
병든 몸이라고
저승의 문턱 넘나들제
어둠이 내리는 거리엔
살갗이 타는 내음새
활활 타오르는 불길속에
원앙의 넋이 음매 음매 울고 있다.
인간에게 해인 상처 다독이며
동트면 고개들고 일어서는
멍청한 바보라네
뼛속까지 스미는
청랭한 설상의 가을비가 산중 낙화인양
꽃잎에 그네를 뛴다.
못다푼 한풀이가 남아 있음인가
고개 접지 못한 인연
연사로 이음한 인간의 정한인가. 하야
별빛이 숨는 이 새벽
억울한 목숨 불러 모아
이승의 마지막 정한을 채우려
심지 적시는 눈물 바람이여
죽어저도 육신 챙겨
침묵의 대지에 잠이 드는
원앙이여 음매 음매
오늘도 대지는 소리없이 소리로
통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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