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선교사 마태오 리치(Matteo Ricci·1552~1610) 신부의 선종 4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정신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중국 전통사상인 유학은 천주교 안에 수용한 그의 ‘보유론적(補儒論的) 선교방식’을 깊이 연구해 오늘날 선교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서강대학교는 이러한 뜻 깊은 시기에 개교 50주년과 예수회 선교사 마태오 리치 신부의 선종 400주년을 기념해 16~17일 ‘동서양 문명의 만남,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며 삶과 정신을 재조명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다.
‘중국교회의 창설자’라 불리는 마태오 리치 신부는 서양 선교사임에도 이마두(利瑪竇)란 중국식 이름을 사용하며 28년 동안 철저하게 중국의 전통문화를 수용했다.
또 ‘천주실의’를 통해 유학의 개념인 천주(天主)·상제(上帝)를 그리스도교의 하느님과 같은 분임을 밝히며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접목을 시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와 관련해 “마태오 리치 신부는 아시아 대륙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리스도교와 중국 전통문화의 조화와 상생을 모색했다”며 “특히 그가 선교사 신분으로 중국 전통과 문화를 존경한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마태오 리치 신부를 통해 신앙의 눈을 떴다. 신앙선조들은 그의 저서 ‘천주실의’를 접하며 신앙을 알았고, 배웠다. 우리나라 신앙선조들에게 씨앗을 제공한 사람이 바로 마태오 리치란 얘기다.
그의 선교 방향과 활동은 분명 오늘날 다문화시대에 이상적인 선교 모델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치 신부에 대한 연구는 중국과 한국보다 유럽에서 더 많이 추진됐다.
이미 400년 전 가톨릭교회의 선교 모델을 제시한 그의 삶과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덕목이다. 이를 위해 마태오 리치에 대한 연구가 한국교회 안에서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길 희망한다.
아시아 선교의 새 역사를 쓴 선구자 마태오 리치의 선교관과 복음화 비전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신자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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