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겁의 세월을 멈춤 없이 살아온 강이기에
동강은 오히려 고달픔을 모릅니다.
쉼 없는 호흡이었기에 그 숨결은 변함이 없습니다.
단절없이 흘러 온 물결이기에
동강은 오늘도 막힘없이 흘러갑니다.
가수리 느티나무는 7세기 동안이나 거뜬히 버티며
아직도 비오리를 제 품에 안으려 밤마다 꼬리치고
두꺼비 바위는 아예 영구 거주를 작정한 채
백룡동굴에서 승천하는 용 보기만 소원입니다.
옥같은 강물은 숱한 역사를 실어 나르면서도
굽이마다 마주치는 경이로운 운치에 시름을 잊고
어라연 구경에 넋을 뺏긴 것을 기다립니다.
억만년을 같이 산 햇님조차도 동강을 못잊어 보고 또 보다가
끝내는 서산 마루에 걸려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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