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 성월이다.
이번 20세기 마지막 순교자 성월은 새로운 순교신심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는 계기로 삼도록 하자.
최근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선교활동과 더불어 순교신심을 불러 일으키는 운동을 벌여나가자는 것이다.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 그 자체이며, 순교신심은 한국천주교회의 뿌리요, 저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순교신심운동이야말로 한국교회의 가장 다급한 과제인 교회의 쇄신과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해마다 순교성월이면 순교정신을 본받겠다고 순교현양행사와 운동들을 벌여왔다.
앞으로도 보다 적극적인 순교자 발굴과 현양활동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더욱 소중하고도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순교영성의 심화다. 무엇보다 한국 순교성인에 대한 순교신심운동을 개발하고 그 운동을 적극 펼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순교신심운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먼저 『성지순례를 준전례로 거행하자』고 제한해 본다.
본보는 『성지순례는 기도며 묵상이다. 성지순례가 더 이상 사적지 답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반야유회를 겸한 친목회는 더욱 안될 일』이라는 주장에 적극 찬동한다. 행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현행 성지순례는 야외 친교행사로 전환하고, 성지순례가 자신의 신앙적 결단과 영적 승화를 위한 기도이고 묵상이 되게끔 인도하는 예식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의 성지 안내 해설문이 종합적으로 재작성됐으면 좋겠다. 성지를 다 돌아보아도 중복되고 단편적인 사례 중심의 내용이 해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국성지를 일주하면 한국교회사를 한차례 듣게 되는 효과를 갖도록 성지의 역사적 특성이 부각되면서 한국 교회사적 맥락에서 해설, 안내되어야 하겠다. 순교성지개발은 순교의 뜻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신심을 형성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 형성과 배치 및 자료 전시가 이뤄져야 될 것이다.
「세기 말」이라는 지금 사람들의 정신이 빠른 속도로 오염되고 무너져가고 있다. 이러한 때, 용서의 회개를 통한 기쁨의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역시 우리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를 철저히 닮고자 했던 순교정신들의 삶을 따라 배우는 일이다.
「순교자의 교회」. 그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반성을 통해 한구교회 전체가 이천년 대희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