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가톨릭 의료선교 역사에 있어서 단연 구심점으로 꼽힌다. 1936년 개원 초기, 의료원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무료 진료와 자선 병동 운영, 각종 의료 봉사활동에 전력을 쏟으며 활동 폭을 넓혀왔다. 이후 각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 국내 의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반면 다원화되고 물질주의에 물든 현대 사회 안에서 가톨릭계 병원들은 상업화된 여타 대형병원과 큰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CMC도 그러한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지적, 의료 선교의 패러다임 자체가 새로운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온전한 인간 생명 수호 정신을 새롭게 되살리자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최근 CMC가 이러한 바람에 발맞춘 듯 생명존중과 사랑 나눔 실천을 보다 전문적이고 범교회적으로 펼칠 또 하나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CMC는 4~9일 ‘생명존중기금 주간’을 보내며 기금 모금에 돌입했다.
이 기금은 의료 사각 지대에 있는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 뿐 아니라 난치병 연구와 치료, 의료인 교육 등 모든 의료활동기금을 포함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기금 분야는 크게 자선, 교육, 연구, 진료 네분야로 나눠져 있다. 분야별 기금은 불우환우돕기 기금에서부터 학생 지원 장학금, 연구프로젝트 지원 기금, 어린이학교 지원 기금 등 다양하다. 덕분에 개개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발전과 지원을 위해 보다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반갑다.
현재 다양한 기금들 중에서 또 한 번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자선병원 건립 기금이다.
가톨릭교회 내 병원은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간을 둔 자선 의료 활동을 통해 복음 선교를 지향해왔다. 따라서 순수한 마음으로 아낌없이 자선을 베풀 수 있는 복음적이고 영성적인 면모를 갖춰야한다. 사회?경제가 눈부신 발전을 이뤄도 여전히 소외된 이웃들은 넘쳐난다. 자선병원 운영은 첨단 의료환경과 서비스 안에서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업을 재현하는 길이다. 생명존중기금이 보다 폭넓게 알려져 이웃들의 아픔을 돌볼 수 있는 무료 자선병원의 기틀이 탄탄히 세워지길 기대한다.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 자체에 근원을 둔 병자에 대한 봉사는 그 자체로 교회의 기본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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