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
시편 19장 2절의 말씀이다. 이 말씀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인 창조보전축제가 올해도 열렸다. 창조보전축제는 올해로 다섯번째 축제의 장을 열었지만 의외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이 축제가 수도권 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제 참가자들은 이른바 ‘즐거운 불편’ 체험을 자청해 모였다. 참가자들은 축제 기간 내내 장작불을 지펴 밥을 짓고, 샴푸 린스 뿐 아니라 치약도 쓰지 않고, 촛불을 켜 주위를 밝혔다.
하지만 반신반의하며 실천한 이 행동들은 넘쳐나는 물질들을 걷어내고, 참가자들은 인간의 욕심이 들어가지 않은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자연과 온전히 마주하게 했다. 결의문 채택, 간담회, 포럼, 심포지엄…. 이론과 주장만 떠들어대는, 혹은 행사를 위한 행사는 결코 제공할 수 없을 만큼, 창조질서 보존에 관한 의식을 재고하게 하는 장이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힌 행동과 가치관은 십사리 변치 않기 때문이다.
지구와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체험한 이 축제를 통해 참가자들은 환경 보전의 신앙적 소명을 되새겼다.
지금 이 시간, 현대인들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른바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자연환경으로부터 얻고, 보다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자연을 계발하는 것은 인간이 받은 권리 중 하나다. 하지만 단 하나 뿐인 지구 환경을 짓밟으면서까지 욕심 낼 일이 무엇인가. 게다가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후유증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그리스도인은 보다 근본적인 의식의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받은 신앙적 소명이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회칙 ‘사회적 관심’에서 “인간의 도덕적 요청 가운데 하나로서 자연 세계의 이용에 대해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창조질서를 보전하자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창조하신 뜻에 맞게 환경을 잘 가꾸고 누리자는 것이다.
현재의 삶의 방식에 ‘즐거운 불편’을 채워넣는 일은 결코 쉽지는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외적 생활양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탁상공론으로 떠들어서 얻어지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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