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종교 방식에 의한 기도라 할지라도. 기도하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숙연해지며 평화롭다.
지하철에서 묵주의 기도를 하는 사람을 흔히 본다. 어떤 사람은 묵주알을 굴리고, 어떤 사람은 묵주 반지를 돌리며, 더러는 손가락을 꼽으며 하기도 한다. 나 역시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자주 기도를 하고, 기도를 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다. 묵주의 기도 몇 단 한 것이 마치 어떤 죄의 보속이나 한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져 기분이 상쾌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습관처럼 묵주반지를 돌리며 서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어쩌면 타인의 눈에는 별로 아름답게 비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됐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아주 편하게 퍼진 자세로 앉아 묵주를 늘어뜨리고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눈은 감은 채였고, 입술이 몇 번 들썩거리면 묵주알이 순식간에 옮겨지는데 가끔 소리내어 하품까지 했다. 구걸하는 장님이 찬송가를 부르며 지나갈 때도 눈 한번 뜨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묵주알만 굴렸다. 그 모습이 어쩐지 아름답게 보여지지가 않았다. 한낱 습관성으로만 보였다. 그날 이후 지하철에서 묵주기도하는 사람을 보게되면 교우를 만나는 반가움의 무게만큼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그들의 모습이 행여 어색하거나 좋지 않게 비치면 어쩌나 해서이다. 주님의 자녀인 것이 드러난 이상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착하고 성스럽게 보여야 할텐데…
요즈음 나는 주위에 있는 승객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한 단짜리 묵주를 두 손으로 감싸쥐고서 기도를 한다. 내 자신 주님의 자녀로 떳떳하게 나설 수 없는 부족함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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