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이렇게 기도하셨답니다. 김신부가 살아서 교회에 누를 끼치게 하시려면 아예 데려가시고 아니면 다시 일어나 건강하게 교회를 위해 일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제3회 가톨릭학술상 수상자로 10월 14일 시상식을 가진 김진소 신부는 시상식장에서 어머님에 대해 말하다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1972년 9월부터 1973년 5월까지 9개월 동안 한꺼번에 임실·순창·남원 3개 본당 주임신부를 겸직하던 중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거의 식물인간이 되다시피 했던 것이다.
김신부가 누워 있는 동안 어머님은 그의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하느님께 자식을 데려가달라고 기도했을 것인다.
더욱이 어머님은 낮이고 밤이고 지팡이 하나 달랑 들고 산으로 들로, 그를 위해 주는 따뜻한 본당 신자들의 마음 씀씀이도 없이 그렇게 헤메고 다녔을 아들 신부의 모습이 안쓰러웠을 것이다. 실제로 어머님은 김신부에게 『더 이상 고생하지 말고 본당 신부로 나가라』고 여러 차례 권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님의 마음을 모를리 없건마는 김신부는 그저 순교자들의 혼에 취해 고생을 고생인줄 모르고 그렇게 20여년을 교회의 역사를 찾아서 답사를 떠나곤 했다.
여기에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한국 교회사연구소 소장 최석우 신부의 가톨릭 학술상 시상식에서의 말은 김신부를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김신부는 이제 시작입니다. 교회사 연구의 길은 험합니다. 돈도 없고 손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김신부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외롭고 험한 길을 가는 김신부를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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