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문화학회」의 창립을 진심으로 반갑게 생각한다. 그동안 신학과 철학 뿐만 아니라 역사와 종교학, 사회학 등 각 분야에서 가톨릭 신앙과 신앙 공동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학문적 연구 활동을 해왔던 전문 연구자들 2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나누고 발표하는 본격적인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사실 한국 가톨릭 교회 안에서 학자들은 자기의 연구 분야에서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축적해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 천주교회가 200년을 넘긴지 오래이며 한국 교회사는 근대와 현대의 격변기를 지나며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그러한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민족과 역사 안에서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분투를 해왔고 때로는 민족과 함께, 때로 조금은 민족 정서와 유리된 채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다.
말로 할 수 없는 박해 속에서 신앙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겼고 스스로 이역 땅을 헤메이며 신앙의 진리를 찾아 다니기도 했다.
일제시대와 공산주의의 침략을 겪으며 교회는 민족과 함께 고난을 헤쳐왔으며 그 과정에서 교회 구성원들 자체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또 독재 정권에 맞서 민중들과 함께 투쟁하기도 했다.
한국 가톨릭 지성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과연 그리스도교 신앙이 아시아, 한국 땅에서 어떻게 꽃이워야 하고 참된 그리스도의 복음을 구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왔고 그러한 연구 성과들을 각자 자기 분야에서 축적해왔다.
「한국 가톨릭문화학회」는 이러한 성과들을 한데 모으고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가진 창립 총회에는 약 20여명의 연구자들이 모였다. 이들 중에는 교회사가도 있으며 사회학자도 있고 건축가도 있다.
이들 연구자들은 학회의 창립에 즈음해 「한국 가톨릭문화총서」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신학과 철학 분야의 저서들에 미래 상대적으로 기타 인문 및 사회과학 분야의 가톨릭 관련 연구서적은 사실 그리 풍부한 편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서가 원활하게 발간된다면 한국 가톨릭의 귀중한 학문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학회는 또 정기적인 학술회의와 논문집도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러한 자리는 연구성과가 있어도 널리 발표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했던 교회 내 연구자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가톨릭문화확회가 교회 내 많은 연구자들의 학문 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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