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벽을 기다리는
한밤에 화산이 운다
우우우
천년의 세월 포효하면서
가늠할 수 없는 하늘,
이 시대의 어둠 속을
지금 눈먼 화산이 운다
몇 겹으로 쌓인
오랜 역사의 지층을 뚫고
흐르던 침묵의 용암인가
이제 안으로 삼킨
고뇌와 분노는
한개의 바위가 되고
아름다운 영혼의 불꽃!
천둥이 되어 분출한다.
아득하게 열리며 손짓하는
새 천년의 하늘과 땅,
온 누리에 가득 뿌리는구나
빛을 펼치며 한결같이 위대한
넘치는 그 사랑과 기쁨,
그리고 평화!
지금 잠든 분화구 위로
쉴 새 없이 퉁기는
아쟁의 혀끝은 너울거리고
은빛 새들이 깨어 비상할 때
문득 화산이 노래한다
활활 뜨겁게
시대의 암흑 태우면서
이제 죽은 화산이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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