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생명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돌멩이를 던진 사람은 심심풀이로 재미삼아 그냥 던질지라도 한 생명체를 죽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 한마디나 또는 경망스런 행동이 상대방의 마음에 깊이 상처를 주기도 하고, 더러는 의사전달이 잘못돼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의 가슴에 원한의 불씨를 안겨 주기도 한다.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든가, 또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원망이 대상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마음에 묻어 두고 쉽게 잊으려 하지 않으면서, 내가 남에세 잘못한 것은 빨리 지우려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합리화하고 구실을 만들며 꼭 기억해야 할 일마저 곧잘 망각해버리기도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다. 햇병아리 문인이 무슨 큰 벼슬인양 친구들에게 곧잘 충고의 말을 할 때였다. 그날은 별로 가까운 친구도 아닌데 그녀를 위한답시고 『궁상떨며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라』고 충고했었다.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를 떠났고 그 후에는 우리 모임에 나오질 않았다.
삼촌 집에서 힘겹게 공부한 형편을 모르고 한 내 말이 친구에게 큰 상처를 줬던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햇었고, 또 만날 기회가 없어 그냥 잊고 말았다. 그런데 중년에 접어들면서 가끔 눈물 짓던 그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곤 해 마음을 통회하게 했다.
『주님! 제게 겸허할 수 있는 은혜도 주시어 제 말과 행위로 하여금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때 나는 오만해 눈에 보이는 물체만 보았지 그 뒤에 있는 그림자를 볼만한 심안(心眼)이 없어 친구를 향해 무심코 돌멩이를 던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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