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천년기 세계 교회의 기대와 전망의 무게는 아시아 대륙에 실려 있다. 11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위대한 영혼의 나라 인도에서 지난해 열린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를 총체적으로 마무리하는 후속 권고문헌을 발표했다.
이미 여러 차례 천명한 바와 같이 교황은 이번에도 아시아 대륙에 대한 게셰 교회의 기대를 분명하게 나타냈다. 세계 교회의 미래는 아시아 교회에 달려 있다.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고 그 중 다시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의 젊은이들이라는 점에서 가히 미래는 아시아인이 어떻게 복음적 삶을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시아 대륙의 미래는 어디 달려 있는가. 하느님 백성을 이끄는 목자로서 주교님들 이하 설직자와 수도자들에 대한 기대는 물론이려니와 앞으로는 더욱 더 평신도들이 각종 교회내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평신도들의 깨어있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11월 14일은 제32회 평신도 주일이다. 평신도 주일은 전세계 평신도들이 다 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과 사명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신앙을 새롭게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날 현대 세계는 고도의 전문성과 복잡성을 지님에 따라 영적인 지도자, 그리스도께 자신을 봉헌헌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모든 교회활동, 교회와 관련된 온갖 사회 활동을 전적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평신도 전문가들이 교회 안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실상 하느님 백성의 절대다수를 이루는 평신도들은 이제 얼마나 적극적으로 교회 활동에 임했었는지,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갖고 그리스도의 복음의 선포자로서 주역이 될 것을 다짐하고 일해왓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다행히 대희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은 본당에서 기관이나 단체에서 나름대로 삶의 쇄신을 기하고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하느님의 참 뜻에 따라 살아가기 위한 다짐을 하고 있다. 예컨대 대희년맞이 100일 기도 등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내적 괘신의 노력은 새 천년기 평신도들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평신도들이 직장이나 지역사회 등 자신의 전문적인 직업이나 생활 영역에서 복음적인 삶을 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투신이다. 성당 안에서 아무리 열심히 기도를 바치고 미사 참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성당을 나서면서 세속적인 가치기준과 판단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대희년이 불과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삶의 전체가 쇄신되는 참다운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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